바람이 서늘해지는게 어느새 가을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느낌이 드는게 이제 곧 외투를 입어야 되는 날씨가 될 것 같습니다.
몸보신은 여름에만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환절기는 특히 더 몸보신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오랜만에 친구와 같이 양고기 구우면서 지친 몸을 달래고자 징기스에 왔습니다.
울산 달동에 있는 양고기집 징기스입니다.
이 근처를 지나다니면서 징기스라는 양고기 집이 있는건 자주 봤었는데 방문해 보는건 저도 처음입니다.
모듬 세트가 있는데, 세트구성의 할인율이 그렇게까지 맘에 쏙 들진 않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가게에서는 일단 모듬으로 주문해서 여러가지 음식을 골고루 맛보는게 정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듬 메뉴는 양갈비 2대하고 다른 부위들이 같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마 소금이랑 후추로 밑간을 해서 나오는 것 같은데 밑간 한것만 봐도 벌써 군침이 돕니다. 제 몸이 양고기를 원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만큼 몸이 많이 허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양고기와 같이 나오는 밑반찬의 구성이 깔끔합니다. 다른 양고기집에서는 땅콩이 없었던 것 같은데 땅콩도 밑반찬으로 나왔습니다. 일단 고기가 다 구워지기 전에 땅콩을 가볍게 술안주 삼아 한잔 해 봅니다.
바(bar) 테이블에 앉으면 구워주시는 것 같은데 친구와 저는 일반 테이블에 앉아서 그런지 집게하고 가위를 가져다 주십니다. 직접 구워먹는 기분이 또 남다르긴 합니다. 오랜만에 고기 굽는 실력을 발휘해봅니다.
숯불의 화력도 마음에 들고, 양갈비랑 반찬도 깔끔한 것이 마음에 쏙 듭니다.
양고기 한점에 소주 한잔, 이보다 완벽한 조합이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오랜만에 친구 얼굴 보는 것 같습니다. 먹고 사는게 바빠지는 나이라, 오랜만에 보는 친구 얼굴에서 저처럼 나이 먹는게 느껴집니다.
한참 열심히 굽고 있었는데, 처음에 연기가 많이 올라와서 그런지 종업원분이 와서 뼈를 한번 슥~ 제거해 주십니다.
감사한 마음에 뭉게뭉게 솟아납니다. 역시 프로의 손길은 따라갈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알고보니 명란구이가 같이 나오는 세트였습니다. 명란 구운거를 김에 같이 싸서 먹으면 맛있다고 알려주십니다. 김이랑 싸 먹으면 뭐든 맛있는 것 같습니다. 많이 짜지 않고, 간이 적당한게 맛있습니다. 짜지 않고 맛있다는 것보다 더한 표현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명란구이 뿐만 아니라 감자에 야채까지 테이블에 있는건 뭐든지 불판에 다 올려놓고 구워먹어 봅니다. 집게를 쥐고 있다는건 곧 불판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뜻입니다.
양갈비도 뜯고, 이것저것 구워먹으면서 소주에 목을 축였더니 인생의 피로가 살짝 풀리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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