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곱창집을 가게 되면
초벌을 해서 나오든 아니면 아예 생물로 바로 나오든
곱창이 다 익는데 한참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죠.
곱창이 다 익는걸 눈앞에서 지켜보는 것 만큼 괴로운 일이 또 있을까요?
당산옛날곱창
곱창, 대창, 막창이 다 익기를 기다리며
염통을 술안주 삼아 허기도 채우고
소맥도 한두병 말기 마련이죠.
그러다보면, 빈속(?)에 이미 취기가 올라오면서
곱창 좀 먹다보면
그날따라 빨리 취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곱창이 과연 빨리 익을수 있는 음식이긴 할까?
이런 철학적이고 근본적이자 원초적인 질문을 해 보지만
굽는데 시간이 걸리는 곱창 원재료의 특성은 어쩔 수 없다고...
이미 그렇게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당산동에 유명한 옛날곱창집을 갔는데요
너무 맛있고, 게다가 엄청 빨리 나오는
그 스피드~! 그 시스템~!
예전에 이사하기 전에 와봐서 너무 오래되어서 잘 기억나진 않았는데
오늘 모처럼 친구와 같이 저녁 먹으러 당산옛날곱창을 찾아갔습니다.
분명히...
여기 한참 줄 많이 서는 집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따라 기다리는 사람이 없습니다.
운이 좋았던 걸까요?
아니면 이 집에도 사람이 없을 만큼 경기가 안 좋은 걸까요?
뭔가 씁쓸한 느낌을 지우지 못한채 입장합니다.
곱창집의 시작은 간과 천엽
자리에 앉자마자 기본 세팅 들어갑니다.
시래기 국이 살짝 얼큰하고 매콤한게 입맛을 돋구는데 아주 좋습니다.
이런저런 기본 찬들도 나오지만
무엇보다 곱창집 기본의 메인은 간과 천엽이죠~
지금보다 더 어릴때는 뭣 모르고 생간을 엄청 먹었는데
입맛이 변했는지, 요새는 좀 비릿한 느낌때문에 잘 못먹겠습니다 ㅠㅠ
철분?
미네랄?
아무튼 생간이 영양분이 참 좋다고는 하는데도 불구하고
예전처럼 잘 못먹는게 아쉽습니다. ㅠㅠ
그런데 당산옛날곱창 천엽....
여태껏 먹어본 천엽 중에서 제일 깨끗하게 씻어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흔히 깨끗하게 빨아서 나온다고 표현하죠 ㅎㅎㅎㅎ)
씹는 맛도 좋고,
소금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확 살아나요~
곱창이 익을때까지 술안주로 그만입니다~ ^^
그리고 곱창이 생각보다 엄청 빨리 나왔습니다.
뭐지?
주문하고 5분이나 흘렀을까?
10분도 채 안되는 시간인데, 벌써 곱창이 나왔네요...
게다가 바로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와.. 뭐죠? 이 초스피드 시스템은?
그렇다면 우리도 질 수 없죠.
초스피드로 먹어주겠어요~!!!
참고로,
첫번째 주문은 모듬이지만
두번째 판 부터는 곱창으로 갑니다.
시작부터 곱창으로 달리고 싶었으나
친구가 처음에는 골고루 먹어보자고 해서....
그럴거면 처음처럼을 먹지.... 흠흠...
마무리는 K푸드 볶음밥
대한민국은 밥심
아무리 고기집이나 곱창집에서 실컷 구워먹었다고 하더라도
곡기가 들어가줘야 뭔가 든든한 기분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무리는 K푸드 대표음식이죠
볶음밥 하나 볶아봅니다....
어느 고기집의 느낌처럼
불판 테두리에 계란을 두른 모습이 인상적이군요~
볶음밥의 반찬으로 계란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마무리까지 볶음밥과 계란 같이 먹으라고 내어주는
이 시스템에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오늘따라 술이 더 술술 잘 들어가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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