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차에 술이 꽐라가 됐기 때문에
가게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체력이 떨어져서도
술을 많이 마셔서도 아닙니다.
그저 해가 떨어지면 날씨가 조금 더 쌀쌀해지다 보니
술이 들어가는 양이 줄어들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ㅠ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가을 음식을 먹어야 된다는 압박감이 있습니다.
우리가 다들 알다시피
봄에는 도다리
여름에는 민어
가을에는 전어
겨울에는 방어
계절마다 제철 생선을 먹어줘야 건강이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을 전어를 먹으러 횟집으로 갑니다~
알고 보면 가을전어라기보다는 여름 끝자락에 더 맛나다고는 하는데
지금이라도 전어를 맛보러 갑니다.
가산동 어느 횟집에서 만난 전어구이
전어는 회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어구이~
식객 만화책에서 주인공(누구였더라... 기억이... ㅠ)이 연탄불에 전어를 굽고
생선 머리부터 와구와구 씹어먹는 그 모습 덕분에
전어구이는 머리부터 먹게 되었네요~
(생선은... 대가리라고 표현하는 게 표준어인가요?)
자리 앉자마자 전어구이부터 주문합니다.
이미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서일까요?
전어 새끼처럼 작은 애들은 안 보이고
이미 살이 통통 오른 전어들이
쭉~ 일렬로 늘어서서 누워 있습니다.
가을 새우의 다이어트
가을이라고 전어만 먹기에는 뭔가 허전합니다.
가을이 또 새우의 계절이기도 하죠
(저한테는 그렇습니다^^)
살이 통통한 실한 새우가 소금 이불을 깔고 누워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좀 눕고 싶나 봅니다... 요새 왜 이렇게 피곤한지... ㅠㅠ)
이런 게 바로 대하겠죠?
안녕 대하구이
오랜만이야~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빨간 옷으로 갈아입은 새우들이 나타납니다.
바닥에 있는 소금 이불은 신안에서 온 걸까요? 아니면 중국에서 온 걸까요?
전 세계 바다는 결국 하나인데, 소금은 또 그 맛이 차이가 나는... 이런 알 수 없는 세상...
그러고 보니까
새우가 익으면서 애들이 덩치가 줄었습니다.
불판 위에 올려놓고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새우들이 단체로 다이어트라도 한 걸까요?
분명 대하 크기 사이즈였는데...
중하로 줄어들었습니다...
애초에 중하 크기의 새우였으면
원래 대하보다 더 맛있었을 텐데 ㅠㅠ
가을의 시작은 횟집에서 제철 음식과 함께
서비스로 나온 조개탕입니다.
따로 주문한 게 아닙니다.
동물의 숲 바닷가에서 주웠던 가리비도 보이고,
여러 종류의 조개들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다이어트한 새우에 실망한 마음을 조개국물로 달래려고 했으나
오히려 시원한 조개 국물 덕분에 술이 조금이나마 깨는 기분입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네요... 알 수 없습니다.
낚시를 나간 지 너무 오래돼서 그런지
어떤 생선구이가 나온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넓적한 류의 생선구이
참 맛있습니다.
집에서도 생선구이 얻어먹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횟집에서 생선구이가 기본으로 나올 때가 참 좋습니다.
대한민국 횟집...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본토 한국인이고, 유학 따위 전혀 없습니다...)
밑반찬과 어우러진 한상이 푸짐합니다.
이미 1차 때 뭘 먹었었는지 머리는 까먹었습니다. 불룩 튀어나온 배만 그 흔적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가을을 맞아서 전어를 먹으러 왔으나
전어구이 외에도 새우에 조개에... 맛있는 음식을 가득 먹으면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가을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이블에 쌓여가는 술병의 개수는 이미 기억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지만
그날 함께했던 사람들과
함께했던 시간들
즐거웠던 기억만 남아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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