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음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회가 되면 늘 먹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름에 기력 보충 뿐만 아니라, 겨울철 추위를 버티는데도 장어류는 몸보신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임상학적으로, 꼼장어를 먹기 시작한지 10~20년간의 경험을 통해 몸이 증명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 동의보감이라도 가져와야 할 것 같은데... 한의학 지식이 부족하여 송구스럽습니다.
장어류로 흔히 거론되는 민물장어, 바다장어, 갯장어. 이름만 들어도 벌써 군침이 돌기 시작합니다. 몸보신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맛도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얼마전에 광화문 종로쪽에 있는 '청진꼼장어'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평소에 장어에 대한 이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보니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꼼장어집이 보이면 왠지 "오늘은 저 집에서 한잔?" 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곤 합니다.
이번에 갔던 청진꼼장어는 1차를 다른 집에서 먹은 후에 2차로 갔던 곳이라 그런지 의욕만큼 많이 먹지는 못했습니다. 욕심만 앞설뿐, 나이를 먹다보니 몸이 의욕을 따라와주지 못하는 현실이 자주 나타납니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는 말이 맞는건지, 포스팅하는 지금도 사진을 보면서 다시 군침이 흐르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종로와 광화문 그 인근 어디를 하염없이 돌아다니던 와중에 어느 골목길에서 불현듯 눈에 띈 꼼장어집입니다.
2차로 고기 먹기에는 왠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정작 꼼장어를 2차로 먹기에는 또 나쁘지 않은 느낌입니다. 이제는 완연한 봄이지만, 당시만해도 꽃샘추위 때문인지 날씨가 제법 쌀쌀한 때여서 그랬는지, 아니면 우리가 1차를 빨리 하고 와서 그랬는지, 이것도 아니면 꼼장어 집이 상대적으로 골목길 안쪽에 위치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손님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바로 앞이 번화가이기도 하고 근처에 큰 기업들도 많아서 저녁이면 직장인들이 꼼장어에 소주 한잔씩 하러 많이 올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저의 오산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들 곰장어를 별로 안좋아하시나 봅니다. 하지만 저는 1차든 2차든 심지어 3차에 꼼장어 가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오랜만에 만난 꼼장어 집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숯불에 구워주는 꼼장어인데 13000원이라면 가격대도 나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다른 메뉴들도 소주한잔 딱 하고 가기 좋은 안주들로 되어 있는게 딱 제 스타일입니다.
제가 잘 못구워서 살짝 탄 곳들도 보이긴 하지만 탱탱하고 실합니다. 꼼장어는 소금장이나 아니면 초장에 찍어먹으면 맛이 기가 막힙니다. 떨어졌던 체력이 보충되고, 집 나갔던 기력이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이 맛에 꼼장어 먹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반찬은 셀프라고 하시지만, 메인 안주에만 집중하고 싶은 가게입니다.
처음부터 어떤 메뉴를 먹을지 정하고 가는게 아니라, 이렇게 발길 닿는대로 가다가 우연을 가장한 필연처럼 들어가게된 가게들이 있죠. 이런 곳에서 뜻하지 않은 맛집이 발견되기도 하고, 오늘 저녁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음식을 만나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우연한 맛집과 새로운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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